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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LG화학 배터리 분할 계획 발표 이후 3000억원 어치 매도
≪이 기사는 11월05일(14:2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 계획을 반대했던 국민연금이 지난 한달 반 동안 LG화학 주식 51만주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에 달했던 LG화학의 지분율은 1년만에 9%대로 다시 떨어졌다.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5일부터 30일까지 LG화학 보통주와 우선주 등 33만 7346주를 매도했다.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분할 계획이 알려진 지난 9월 16일 이후 9월에만 18만주를 판 것을 포함하면 한 달 반 동안 총 51만주를 매도했다. 매도 금액은 총 3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국민연금은 ㈜LG와 특수관계인(34.17%)에 이은 LG화학의 2대 주주다. 지난 8월 말 기준 10.51%였던 지분율도 10% 아래(9.85%)로 다시 떨어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9.96%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LG화학 주식을 계속 매수해왔다.51만주는 대부분 시세 70만원 아래에서 판 것으로 추정된다. 10월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도했고, 특히 LG화학의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달 30일에도 5만 5000주를 팔았다.국민연금은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와 다르게 LG화학의 분할 계획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지난달 27일 LG화학의 분할 계획에 대해 "취지와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지분가치 희석 가능성 등 국민연금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히며 반대를 결정했다.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달 30일 열린 LG화학 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렸지만 분할 계획안은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지난 9월 15일 70만원을 웃돌던 LG화학 주가는 분할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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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수익률 방어 위해 외환도 적극 운용한다
≪이 기사는 10월30일(14:3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국민연금이 환율 변화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막기 위해 수백조원에 달하는 외환에 대한 적극적 운용에 나선다. 글로벌 금융시장 등락, 저금리 기조로 인한 환율 변동으로 해외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통화비중 조정으로 상쇄시킨다는 것이다. 그간 정보제공 문제로 투자에 제약이 많았던 헤지펀드 투자의 빗장도 풀기로 했다.◆해외투자 500조 시대 대비..."통화구성 적극적 운용"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3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적극적 외환 익스포저 관리를 골자로 한 '국민연금기금 외환 관리체계 개선안'을 의결했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수익률 손실을 최소화해 기금 전체의 수익률을 방어한다는 것이 개선안의 취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시장의 변동에 따라 달러, 유로, 엔, 파운드 등 주요 통화구성을 운용해 특정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시킨다는 것이다.국민연금의 이번 정책은 빠르게 확대되는 해외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민연금은 올해 7월 말 기준 전체 기금(777조원)의 34%(265조원) 수준인 해외투자의 비중을 2024년까지 50%대로 높일 계획이다. 2024년 예상 기금규모가 100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해외투자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구체적으로 국민연금은 외환 파생상품 등을 이용해 외화표시 자산운용액의 비중을 비중을 전체의 ±5%내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그리고 직접 및 위탁운용을 통해 외환 익스포저 내 통화구성 비중을 총 5.2%포인트 이내에서 전술적으로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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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대통령' 안효준, 국민연금 CIO 1년 연임한다
≪이 기사는 10월06일(13: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750조원의 국민연금기금 운용을 총괄하는 안효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사진)이 1년 더 자리를 맡게 됐다. 재임기간 운용 성과가 나쁘지 않을 뿐 아니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여파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기금운용 사령탑을 교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정부의 판단에서다.◆"코로나 국면에도 양호한 수익률"보건복지부(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10월 7일 임기가 끝나는 안 CIO를 1년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고 6일 발표했다. 국민연금 CIO의 기본 임기는 2년이다. 성과에 따라 1년을 연임할 수 있다. 연임 결정에 따라 2018년 10월 8일 임기를 시작한 안 CIO는 2021년 10월 7일까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을 책임진다.정부가 안 CIO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일단 재임 기간 동안 운용 성과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CIO가 본격적으로 기금운용을 맡은 2019년 국민연금은 1999년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인 11.3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수익률 역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7월 말 기준 3.56%로 비교적 선방 중이다.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고,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불과 한 달전 바뀐 상황에서 실질적인 '넘버2'격인 CIO까지 교체하는 것이 안정적인 기금운용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도 연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한지 8개월만인 9월 초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새 이사장으로 맞았다.국민연금 사정에 정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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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이야기] (3) "서울사무소 설치"는 금지된 주장...정치에 짓눌려 비효율 방관
≪이 기사는 09월22일(09:2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국민연금법 27조가 미친 악영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조항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체제의 개편 논의를 가로 막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기금운용본부의 독립공사화와 기금 분할 운용 등이 대표적인 예다.◆독립공사화, 기금분할 논의 무산에 일조 기금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독립공사화와 비대해진 국민연금의 과도한 국내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분산시키고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금 분할은 국민연금기금의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선 2003년을 전후로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이미 오래된 논의임에도 이 아이디어들이 채택되지 않은 것은 근본적으로 정부가 자신의 권한을 제 손으로 내려놓느냐의 문제였던 것이 컸다. 독립공사화는 보건복지부 장관 등 공무원과 정부가 임명하는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의 정부로부터의 독립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국내 주요기업들 대부분의 대주주로 영향력이 막강한 국민연금을 분할해 제각각 운용하게 하는 것도 정부들 입장에선 꺼려지는 일이었다. 기업을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서다.그럼에도 표면적으로나마 논의는 '이 정책이 과연 고갈이 예고된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수익률을 높일 수 있느냐'란 질문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경제'와 '정치'가 적당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던 셈이다.하지만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이 확정된 이후 이 모든 아이디어의 반대 근거로 '지역 균형 발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독립공사화와 기금분할이 기금운용본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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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이야기] (2) “국민연금엔 큰 딜 아니면 죽은 딜만 간다”
≪이 기사는 09월18일(06: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국민연금법의 결과물로 이뤄진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의 결과는 어떠할까. 2018년 9월 기금운용본부장(CIO)인선난과 핵심 인력 유출의 이중고를 겪던 국민연금의 문제점에 대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일갈은 여전히 금융시장에 회자된다. WSJ는 "미래형 유리 벽 건물로 돼 있는 국민연금 주위엔 양돈장과 퇴비 매립시설 등이 있어 기금운용본부장은 냄새를 참아내야 한다"며 국민연금을 비꼬았다. WSJ는 돼지 삽화를 넣고 "이웃이 된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the neighborhood)"라고 적었다. ◆"한번 오가다 하루 다 지나...전주 방문은 1번만"그러나 냄새는 기금운용본부를 비롯한 국민연금공단 직원과 국민연금을 찾는 금융인들이 겪는 고충을 감안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펀드 조성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한 미국계 자산운용사 대표의 말에 따르면, 전주와 익산, 김제의 경계 즈음에 있는 국민연금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험난'했다.출자자를 찾기 위해 일주일 남짓한 아시아 출장을 계획한 그는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새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일단 서울 시내 호텔에 짐을 풀었다. 그리곤 서울역으로 이동해 전주행 기차를 탔다. 1시간 40여분을 달려 전주에 도착했지만 끝이 아니었다. 또 다시 거기서 택시를 타고 20여분을 가야 했다.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미팅을 위해 그가 투자한 시간은 서울 시내 이동과 기차 대기 시간 등을 포함해 7~8시간 가량.그는 "그 때 이후로 두어번 한국을 찾았지만 국민연금을 다시 찾지는 않았다"며 "8시간이면 서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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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이야기] (1) 국내에 단 하나 뿐인 공공기관 말뚝법 '국민연금법 27조'
≪이 기사는 09월17일(06:4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국민연금)공단의 주된 사무소 및 제 31조에 따라 기금이사가 관장하는 부서의 소재지는 전라북도로 한다. (국민연금법 제27조 1항)"2013년 6월 국회는 여야 합의로 이같은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과시켰다. 이전까지 국민연금법 제27조는 "공단의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했다. 이것을 전북(전주)으로 못박으려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다.개정안은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의 소재 지역으로 '전라북도'를 지목하면서, 그곳에 있어야 하는 대상에 '기금이사가 관장하는 부서'가 포함되어 있음을 특별히 명시했다. 규모 기준 세계 3대 연기금으로 불리는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까지 전주로 이전시킨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한 조치였다.◆공공기관 지방이전과 함께 정치 거래물된 국민연금이 조항은 여러모로 독특하다. 국민연금처럼 지방으로 이전한 어떤 공공기관 근거법 어디에도 그 기관의 소재지를 특정한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 건강보험공단, 한국수력원자력 등 대형 공공기관들도 모두 지방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법에 그 기관의 소재지를 규정한 경우는 단 한 곳도 없었다.연기금의 다양한 기능 가운데 '기금이사'가 관장하는 부서(기금운용본부)를 콕 집어 명시한 것도 국민연금법만의 특징이다. 지난 6월 기준 75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비슷하게 기금을 운용하는 공무원연금(10조원), 사학연금(18조원) 역시 제주, 나주로 이전했지만 이런 조항이 법에 담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