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11일 11:0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T가 올 들어 처음으로 해외 채권시장에서 4억달러(약 4700억원) 조달에 나선다. 국내 기업의 외화채권 발행여건이 차츰 개선되고 있어 무난히 자금 조달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는 차입금 상환재원 등을 조달하기 위해 이르면 이달 말 4억달러 규모 외화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조만간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BNP파리바 HSBC가 발행 주관을 맡았다.

얼어붙었던 채권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고 있음을 고려하면 어렵지 않게 투자수요를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회사채까지 매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전 세계 주요 국가가 강력한 유동성 공급정책을 펼치면서 크게 요동쳤던 외화채권 발행시장이 진정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덕분에 지난달 두산인프라코어 GS칼텍스 미래에셋대우 등 여러 민간 기업이 줄줄이 해외시장에서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미미한 대형 통신사라는 점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KT의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72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많은 기업이 실물경제 위축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음을 고려하면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회사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일곱 번째로 높은 ‘A-’(S&P 기준)다. 국내 민간 기업 중 몇 안 되는 ‘A급’(신용등급 A-~A+) 기업이다.

KT는 국내에서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지난 6월에도 이 같은 실적 안정성을 높게 평가받으며 대규모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모집액(2000억원)의 7배가 넘는 1조45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이 회사는 기대 이상의 매수주문을 받자 조달금액을 3000억원으로 늘렸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