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8일 07:16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차 부품사 현대오트론, 회사채시장 데뷔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장비부품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이 회사채시장에 데뷔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냉각된 시장 분위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느냐가 흥행 여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트론은 이달 말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3년과 5년으로 나누기로 했다. 이 회사는 조만간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KB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고 있다.

현대오트론은 현대차그룹이 전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05년 독일 지멘스와 합작해 설립한 자동차 부품회사다. 반도체, 제어기, 소프트웨어 등 자동차용 전장부품을 제조해 현대‧기아차 등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0년 지멘스 보유 지분을 모두 사들여 현대오트론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현재 현대차가 최대주주로서 현대오트론 지분 60%를 보유 중이며 나머지 지분은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20%씩 나눠들고 있다.

이 회사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을 상대로 수익을 올리며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현대오트론이 지난해 거둔 매출은 8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2018년 15억원까지 줄었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90억원으로 늘면서 회복세로 돌아섰다. 최근 이 회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점차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오트론 신용등급을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여섯 번째로 높은 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코로나19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현대오트론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20조원 규모로 조성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최근 회사채 매입을 시작하고 산업은행도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 가동준비에 나서면서 조금씩 기업들의 채권 발행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