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2일 16:4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델타항공이 지난 주 한진칼 주식 2.5%를 추가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28일 사이 골드만삭스 창구를 통해 한진칼 지분 149만1050주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전체 유통 주식 수(5970만주)의 2.5%에 해당한다. 증권업계에서는 골드만삭스를 통해 대규모 매집을 지속하고 있는 주체를 델타항공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델타 외에 이러한 방식으로 대규모 매수를 하는 주체는 없다"고 설명했다. 2.5%가 전부 델타항공의 매집이라고 볼 경우, 델타항공 지분율은 13.5%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델타항공은 조 회장의 '백기사'로 분류된다. 작년 한진칼 주식 10%를 사들인 델타항공은 올 들어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자 추가 매수에 나섰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대방인 3자 연합(KCGI 반도건설 조현아) 측이 반도건설을 통해 추가 지분을 매집하자 즉각 대응 매집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21일 1%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 주 2.5%를 더 사면서 델타항공의 지분율이 기업결합신고 기준선인 15%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6월20일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다고 발표한 내용
작년 6월20일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다고 발표한 내용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결합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결권 없는 주식 제외)의 20%(상장사는 15%) 이상을 취득하는 경우 신고하여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기업결합신고를 하게 되면 국내외에서 여러 복잡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 기준선을 넘는 것은 델타항공도 신중하게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델타항공의 지난 주 '폭풍 매입'으로 조 회장 측이 확보한 지분은 총 43.58%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3자 연합 측이 공식적으로 확보한 지분이 37.62% 수준인 것과 비교해 격차가 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다만 KCGI와 반도건설 측도 일부 추가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KCGI가 속해 있는 '기타금융'부문은 지난 주 32만2000주(0.54%)를 추가로 사들였다.

델타항공은 지난해 한진칼 주식을 최초로 매집하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1일 1%를 사들이면서도 보유목적을 바꿔 공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지하기 위해 주식을 산다면,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하고 조 회장 측과 공동보유 공시를 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