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8일 10:55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를 맡은 공모기업들이 올 들어 높은 투자수익률을 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아 상장시킨 공모기업 대부분의 투자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 공모주 투자자들 사이에서 하우스의 공모가 산정 능력에 대한 악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상장한 케어랩스와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이 ‘공모주 투자자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케어랩스는 장 초반 상한가로 직행했다. 공모가(2만원)보다 2배 높은 4만원에 시초가를 형성, 시초가에서 가격제한폭(1만2000원·30%) 오른 5만2000원을 찍었다. 공모가 대비 160%의 수익률이다.
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 중 1호 상장이라는 화제성에다 O2O 기업 중 드물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는 평가다. 상장 전 케어랩스에 투자한 녹십자그룹과 벤처캐피털(VC)의 투자 단가보다 공모가가 낮았다는 점, 상장 직후 유통이 가능한 물량이 공모주식 뿐이라는 점도 영향을 줬다. 케어랩스 IPO의 단독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역시 한국투자증권이 단독 대표주관사를 맡아 지난달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바이오기업 엔지켐생명과학의 현재 주가도 공모가(5만6000원)를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상장 첫날 종가는 8만5200원으로 공모가 대비 52.14% 급등했다. 현재 주가(27일 종가)는 9만700원이다.
공모기업명 | 상장 시기 | 공모가 | 상장 첫날 주가 | 상장 첫날 주가 (공모가 대비) |
---|---|---|---|---|
케어랩스 | 2018년 3월 | 2만원 | 5만2000원 | 상승 |
엔지켐생명과학 | 2018년 2월 | 5만6000원 | 8만5200원 | 상승 |
디바이스이엔지 | 2017년 12월 | 1만2000원 | 1만2100원 | 보합 |
메카로 | 2017년 12월 | 3만3000원 | 3만8500원 | 상승 |
삼양패키징 | 2017년 11월 | 2만6000원 | 2만3800원 | 하락 |
야스 | 2017년 9월 | 2만3500원 | 1만9100원 | 하락 |
유티아이 | 2017년 9월 | 2만5000원 | 1만8650원 | 하락 |
샘코 | 2017년 9월 | 1만1000원 | 1만250원 | 하락 |
펄어비스 | 2017년 9월 | 10만3000원 | 9만8900원 | 하락 |
덕우전자 | 2017년 8월 | 1만5500원 | 1만5850원 | 보합 |
이즈미디어 | 2017년 7월 | 7500원 | 9360원 | 하락 |
지난해 하반기와는 정반대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공동 대표주관 포함)를 맡아 상장을 마친 공모기업 9개 중 7곳의 주가는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돌거나 보합 수준이었다. 펄어비스, 샘코, 유티아이, 야스, 삼양패키징 등 5곳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았다. 덕우전자와 디바이스이엔지의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수준이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았던 경우는 이즈미디어와 메카로 정도였다. 펄어비스처럼 현재 주가(27일 종가 21만9900원)가 공모가(10만3000원)의 2배 이상으로 뛴 경우도 있긴 했지만, 상장 첫날 주가가 부진했던 기업 대부분은 여전히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앞으로 추가될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이 공모가 산정 역량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고 있다. 한 증권사의 IPO 담당 임원은 “기관투자가나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A증권사가 주관사면 수익이 나고, B증권사면 주가가 떨어진다’라는 평가가 공공연하다”며 “IPO가 몰릴수록 주관사를 맡은 증권사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의 트랙레코드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