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0일 16:11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이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을 냈다.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지출과 해외 투자 손실이 겹친 탓이다.
SK플래닛은 2017년 513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20일 공시했다. 9915억원의 영업수익(매출)을 올렸으나 2496억원의 영업손실에 2419억원의 손상차손이 겹쳐 손실 규모가 불어났다. 자기자본은 2016년 말 1조1015억원에서 절반 수준인 6141억원으로 감소했다.
SK플래닛은 2008년 ‘G마켓’과 ‘옥션’이 지배하는 국내 전자상거래시장에 진출한 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면서 손실을 키우고 있다. 2016년 영업수익과 영업손실은 각각 1조1709억원과 3652억원, 순손실은 310억원이었다.
지난해엔 해외 법인에서 대규모 손상차손까지 인식했다.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재 디지털 콘텐츠 제공업체인 SKP아메리카에서 1117억원, 싱가포르 소재 투자회사인 SK플래닛글로벌홀딩스에서 1298억원의 손상차손을 냈다. 손상차손이란 자산의 평가가치가 장부가치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때 그 차액을 손실로 인식하는 회계처리다.
대규모 손실은 공격적인 해외 확장 전략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SK플래닛은 2013년 터키, 2014년 인도네시아, 2015년 말레이시아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개시했다. 미국에선 2014년 실리콘밸리 모바일 상거래 플랫폼업체 샵킥을 인수하기도 했다.
성남시 판교에 본사를 둔 비상장사인 SK플래닛은 2011년 10월 1일을 기준일로 SK텔레콤의 플랫폼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했다. SK텔레콤이 지분 98.1%를 보유하고 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