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5일 05:17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가 23억원 상당의 세아제강 지분을 처분했다. 올해 1월, 7월에 이어 세 번째다. 상속세 납부 및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둔 지분 매각이라는 관측이다.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전무는 이달 세 번에 걸쳐 총 2만1457주를 장내 매도했다. 총 23억원 규모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이 전무의 세아제강 지분율은 기존 11.44%에서 11.08%로 0.36%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세아제강 최대주주(개인)는 기존 이 전무에서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11.34%)으로 바뀌었다.
이 전무가 지분을 처분한 것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관측이다. 2013년 갑작스럽게 세아그룹 계열 주식을 물려 받으면서 대규모 상속세를 내야 해서다. 매해 세아제강 지분 등을 매각하면서 상속세를 나눠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올해 초와 마찬가지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처분하는 것으로 안다"며 "여러 계열사 중 세아제강 지분을 파는 건 직접 경영을 하지 않는 회사라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지난 1월과 7월에도 각각 5만주, 10만주의 세아제강 주식을 처분했다.
'계열 분리 수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세아그룹이 세아베스틸과 세아제강 등으로 쪼개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아홀딩스와 세아베스틸은 이태성 전무가, 세아제강은 이순형 회장과 장남인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가 각각 지배하는 구도다.
IB 업계 관계자는 "과거 형제 경영으로 운영되던 세아그룹은 선대 회장이 작고한 뒤 사촌 경영 체제로 바뀌었다"며 "점진적으로 계열 분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