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1일 14:0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의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출 담보로 맡긴 두산밥캣 주식 가치가 하락하면서 자금조달 반경이 좁아들고 있어서다.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주식 5454만2383주(지분 54.41%)를 산업은행과 BNP파리바 등에 맡기고 채권을 비롯한 차입금을 조달했다.
재무구조 여건이 좋지 않은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주식을 최대한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산업은행 지급 보증을 바탕으로 해외 자본시장에서 3억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보증을 제공받는 대가로 산업은행에 두산인프라코어에 두산밥캣 주식 1088만2765주(10.86%)를 담보로 맡겼다. 만약 두산인프라코어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산업은행이 두산밥캣 주식을 팔아 대신 채권을 갚아주는 구조인 셈이다.
두산밥캣 주가가 하락하자 두산인프라코어는 금융회사 담보로 맡기는 주식 규모도 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대출 담보로 맡기는 주식가치가 하락하면 대출자에게 담보를 추가로 요구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3월27일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 12곳에 두산밥캣 주식 2276만8443주(22.71%)를 맡기고 5500억원을 차입했다.
하지만 두산밥캣 주가가 하락하면서 올해 6월2일과 7월24일 각각 주식 130만8168주, 135만6921주를 추가 담보로 맡겼다. 이에 따라 55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마련을 위해 산업은행 등에 맡긴 두산밥캣 주식 지분은 25.37%로 불었다.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 보유한 주식을 전량 담보로 맡겨야 하는 것은 물론 다른 담보 수단까지 내놔야 할 수도 있다. 보유한 자산을 상당수 담보로 내놓고 차입금을 마련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동성 여건이 한층 악화될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가 두산밥캣 주가가 두산그룹 명운을 가를 변수로 꼽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