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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1 19:13
  • 수정 2017-09-11 21:22

[마켓인사이트]'우량 기업고객 확보하라'..메리츠금융, 이랜드월드에 3천억 지원

이랜드차이나홀딩스 지분·부동산 자산 담보로 대출
'이랜드 재무구조 ↑·초대형IB 앞둔 메리츠 고객선점' 윈윈거래

   이 기사는 09월11일(15:1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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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그룹이 이랜드그룹의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에 3000억원을 지원한다. 이랜드월드는 자회사 지분과 부동산 자산을 활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메리츠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시대를 앞두고 우량고객을 확보한 윈-윈 거래로 평가된다.

8일 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5일 이랜드월드의 중국 사업법인인 이랜드차이나홀딩스 지분과 부동산 후순위 자산 등을 담보로 3000억원을 이랜드월드에 대출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 각 계열사가 자체자금(고유계정·PI)으로 3000억원을 마련했다. 

이랜드월드는 3000억원으로 먼저 기존 고금리 대출금을 갚고 나머지는 운용자금으로 활용해 올 연말까지 회사의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지금까지 이랜드차이나홀딩스 지분과 부동산 자산은 대출담보로 잡혀있었다. 지난 8월말 이랜드그룹이 인테리어 자회사인 모던하우스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하고 받은 7100억원으로 대출금을 갚으면서 이 자산들을 다시 자금조달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모던하우스 매각과 지난 6월 주력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전 지분투자(지분 69%를 6000억원에 매각) 등으로 이랜드그룹은 올 한해 동안만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모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초대형 IB 제도 시행을 앞두고 ‘돈 되는 고객’을 구했다는 의미가 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을 판매해 자금조달이 가능한 종금사 면허가 2020년 종료되기 때문에 메리츠증권은 대신 초대형 IB(자본금 4조원 이상) 지정을 위해 꾸준히 자본규모를 늘려왔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단기금융 자산의 절반을 기업대출 등 기업금융자산으로 운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이 어려우면서도 자금수요가 많은 기업고객의 확보는 초대형 IB를 준비하는 대형 증권사들의 공통된 과제다. 신용등급이 ‘BBB’로 자체 자금조달이 쉽지 않지만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수요가 큰 이랜드그룹은 대형 증권사들의 타깃이었다. NH투자증권이 최근 이랜드그룹에 3000억원 안팎의 단기자금(브릿지론)을 대출한 것도 같은 이유로 파악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랜드 같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BBB~A’ 등급의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정영효 기자 leedh@hankyung.com